제가 웹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들어온지도, 웹디자인을 한지도 제딴에는 꽤 되다보니 건방지게도 여태 일해 오면서 제 나름대로의 디자이너를 구분짓게 되었습니다.

제 나름대로의 구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그다지 생각을 안하며 고집과 자신의 생각만 주장하는 디자이너
  2. 기획 의도를 무시하는 크리에이티브를 발산하는 디자이너
  3. 기획문서를 그대로 뽑아내는 디자이너
  4. 기획문서에 덧붙여 디자인 기획까지 충분히 표현되는 크리에이티브를 발산하는 디자이너


우선 첫번째는 고집과 아집으로 자신만의 디자인을 하는 사람입니다.

웹이라는게 문턱이 낮으니 정말 수많은 웹디자이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명백히 다른 직업이라 비교가 되선 안되지만 의상 디자이너나 건축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작업물을 내놓기 까지 무수한 과정이 필요하지만 웹디자이너들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건지 의욕 넘치는 신입디자이너들은 기획의도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쏟아 붓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신입이 아닌 경우이긴 합니다.)


두번째는 기획의도와 별개의 크리에이티브를 발산하는 디자이너입니다.

창의력있는 디자이너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놀라울 정도로 창의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내지만 간혹 기획의 의도를 무시한 (마치 기본 설계가 없는 건축같은) 디자인을 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건 명백한 기획의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러운 분들에 한하여 이야기 합니다.

그렇지만 이 부분은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결과물은 사실 기획자 탓이 크죠. 크리에이티브를 발산하는 디자이너를 끌어내는건 기획자의 몫인데 일부 "웹"기획자라는사람들은 그렇지 않기도 하니까요. 여담이지만 젤 무서운건 생각없는 기획자입니다.

세 번째는 기획문서를 받으면 그대~로 만들어 내는 디자이너입니다.
작업시에 기획의도를 존중하여 작업을 하지만 창의적인 요소가 부족한 뻔한 디자인의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기획문서의 틀 그대로 결과물이 나오는 재미없는 디자인이 나오게 됩니다. 저같은 귀차니즘이 이런 경우가 많은데 간혹 생각없는 기획자와 만나면 최악의 궁합이 됩니다.


마지막인 네번째는 제가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디자이너의 모습입니다.
기획문서를 명확하게 파악을 하고 그에 대한 디자인 기획을 내놓고 디자인의 결과물 또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만들어냅니다. 디자인 요소 하나 하나가 의미가 있으며 기획의도 또한 벗어나지 않는 정말 웹디자인다운 웹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입니다. 웹디자인은 디자인을 잘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에 맞는 디자인을 잘 해야 하기 때문이며 그러한 디자인만이 무한 경쟁속에서 빛이 납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퀄리티가 나오는건 당연하죠.)
그래서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가장 이상적인 디자이너는 그 모든걸 표현해내는 디자이너입니다.

제가.. 어떻게 보면 단지 제 생각에 지나지 않는 이런 글을 쓰는 것은, 그렇지만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 글을 쓰는 이유는 몇몇의 웹디자이너들은 의례 1번에서 4번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누구나 겪는다고 생각 하는 것 같더군요. 그게 천만의 말씀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만약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런 웹디자이너의 끝은 감히.. 1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즐겨 하는 말중 하나가 "변하지 않고서 흐름에 따라 떠밀려 가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후퇴하는 사람이다." 입니다. 떠민다고 떠밀려 가는 것은 나아가는게 아니라 오히려 그 흐름의 물결을 방해하는 요인일 뿐이죠. 똑똑한 사람(생각하는 사람)은 뭐든 잘하는 법입니다. 이건 디자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웹 디자인을 한지 10년이 되어도 기본이 없는 신입스러운 아집에 더해 경력에 걸맞는 쇠고집까지 갖춘 디자인 하는 디자이너도 보았고 같은 10년이지만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고 변화하는 분도 보았습니다. 또한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질투가 날 정도로 몰라보게 성장하는 친구도 봤습니다.

꼭 웹디자인에 대해서 해당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는 매번 알에서 깨어나야 하는 과정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작은 알을 깨고 나가고, 또 깨고 나가는 일을 반복하며 스스로가 성장을 합니다. 분명한 건 스스로를 감싸고 있는 껍질을 누가 깨뜨려 주진 않죠. 설령 누군가가 그 일을 내게 해준다고 맞지 않는 큰 알에서 버텨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시간을 사용하는것이 일인만큼 내 그릇이 커지는 일을 느끼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없습니다.
모든 웹디자이너들이 다 그럴테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일을 하면 할 수록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도 늘어나는데다가 염두해야 할 부분도 알게 모르게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오늘의 결과물은 내일보다는 조금은 나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스스로 발전하고 나아가고 생각해야 하는 직업중 웹디자인과 웹에 관련된 모든 직업들이 단연 으뜸에 속할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존경하는 분들은 의욕을 잃지 않고 항상 고민하지만 절대 흐름을 잃지 않는, 저희 디자인 팀장님을 비롯한 모든 선배 디자이너분들과 디렉터분들 그리고 지금도 커피를 포도당이 들어있는 링겔처럼 여기는 프로그래머 분들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어느 단계의 개발자인지 가늠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발전이라는게 스스로를 잘 알아야 더 크게 나아가는 법일테니까요.


흠... 쓰고나니 좀 산만하네요...... ;;;;
혹시라도 끝까지 읽어주신 분이 계신다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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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리정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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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MoveNext 2008/05/30 23: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푸하하 너무 딱 맞는 4개의 사례군요...ㅋㅋ 저도 1번 정말 싫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개발자는
    1) 입으로 코딩하는 사람.
    2) 불성실한 사람.
    3) 고여있는 물과 같은 사람.
    흠... 입으로 코딩하라면 저도 만리장성을 쌓습니다.ㅋ 말만 들으면 다 할 것같이 얘기하고 아는 척 많이하는데 실제로 들여다보면 입만 살았지 할 줄 아는거 전혀 없는 사람..ㅋㅋ 그리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 마지막으로 자기 계발을 안하는 사람....ㅋㅋㅋ

    • BlogIcon 정리정돈 2008/05/31 0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끝까지 읽으셨군요.
      저도 말씀하신 3가지 작업자는 정말 싫어요. ㅋㅋ
      디자이너 입장에서 하나 덧붙이자면,
      4) 떠먹여줘야 하는 개발자
      정말 난감하죠. ^^;;

  2. BlogIcon MoveNext 2008/06/01 00: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Daum 세미나 갔다온거 블로그 올린게 http://dna.daum.net/ 여기에 후기모음에 등록되어있네요.. 어쩐지 평소보다 방문자수가 많더라니... ㅋㅋㅋ

  3. 홍홍홍 2008/06/02 09: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끝까지 읽었어...오타 3개 발견!!ㅋㅋ

  4. BlogIcon 당이 2008/06/02 14: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정말 4번처럼 일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는데...
    기본 기획없이 말로만 기획의도를 설명하는 기획자를 만난다면 어떠시겠어요?
    알아서 본인의 기획의도를 파악해서 좋은 디자인을 뽑아주길 바라는 기획자...
    갑자기 머리가 아프네요 ㅎㅎ

    • BlogIcon 정리정돈 2008/06/02 14:39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항상 4번이 되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언제든지 기획자와 싸울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
      기획자 본인의 역할을 망각하는 분들이 정말 생각보다 많죠. 저라면 그럴땐 명확한 문서나 의도를 전달해 줄때까지 보이콧하거나 정말 싸우거나 할 것 같네요.
      왜냐면 기획이 불분명한 경우에 디자인의 퀄리티는 미친*널뛰듯 나오니까요. 프로젝을 위해서는 기획자 닥달이 제 경험상 제일 나았던 것 같네요.